시작은 여기서부터에요.
절약한다고 카페를 끊고, 외식을 줄이고, 충동구매를 참는데 통장은 여전히 빠듯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문제는 변동 지출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눈에 보이는 소비를 열심히 줄이면서 정작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고정지출은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막상 통장 자동이체 내역을 전부 뽑아보니 인식조차 못했던 항목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오늘은 대부분이 놓치고 있는 고정지출 10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1. 쓰지 않는 구독 서비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웨이브, 왓챠, 밀리의서재, 클래스101, 각종 앱 구독. 하나하나는 1만원 안팎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런 항목이 6~7개 쌓이면 월 7만원을 넘습니다. 문제는 가입해두고 거의 안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지난달 실제로 사용한 구독 서비스가 몇 개인지 세어보세요. 안 쓴 것은 바로 해지하면 됩니다. 저는 이것만으로 월 3만원 넘게 줄였습니다.
2. 약정이 끝난 인터넷·TV 요금
약정 기간이 끝난 뒤에도 그냥 두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정 중에는 할인이 적용되지만, 끝난 뒤에는 정상 요금이 청구됩니다. 그런데 아무 연락 없이 조용히 요금만 올라갑니다.
약정 종료일을 확인하고 고객센터에 해지 의사를 밝혀보세요. 대부분 바로 할인 조건을 제시해옵니다. 전화 한 통으로 월 1~2만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3. 중복 가입된 실손보험
직장인이라면 회사 단체보험에 실손이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개인 실손보험을 따로 유지하고 있으면 보험료를 이중으로 내는 셈입니다. 실손보험은 중복 가입해도 보험금을 두 배로 받을 수 없습니다.
보험다모아 사이트에서 내 보험 가입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복 여부를 확인하고 하나를 정리하면 월 2~4만원이 줄어드는 경우가 흔합니다.
4. 실제로 안 가는 헬스장·운동 시설
헬스장 회원권은 월 5~8만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한 달에 몇 번이나 가는지 확인해보면 생각보다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 달에 6번 미만이라면 1회 이용권이나 공공체육시설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이용 횟수를 세어보고 월 10회 미만이라면 다른 방식을 검토해볼 만합니다. 주민센터 헬스장은 월 1~2만원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5. 자동 갱신되는 멤버십·연간 구독
연간 결제로 가입해두면 갱신일이 되면 자동으로 결제됩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쿠팡 로켓와우, 각종 앱의 연간 이용권이 해당됩니다. 가입한 사실 자체를 잊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결제된 걸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마트폰 설정에서 구독 관리 항목을 열어보세요. 아이폰은 애플 ID 구독 관리, 안드로이드는 구글 플레이 구독 메뉴에서 전체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사용하지 않는 앱 유료 기능
한 달 무료 체험으로 가입했다가 유료로 전환된 앱들입니다. 클라우드 저장 공간 업그레이드, 음악 앱 프리미엄, 업무용 앱 유료 플랜 등이 해당됩니다. 가입할 때는 분명히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거의 안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제 내역에서 앱 관련 항목을 찾아보세요. 월 몇 천원이지만 이런 것들이 여러 개 쌓이면 무시할 수 없습니다.
7. ATM·이체 수수료
매번 몇 백 원씩이라 신경 쓰지 않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 달에 10번만 써도 3,000~5,000원이고, 1년이면 6만원 가까이 됩니다. 주거래 은행 우대 조건을 맞추거나 인터넷 전문은행을 활용하면 대부분 면제됩니다.
수수료를 내고 있다면 주거래 은행 우대 조건을 확인해보세요. 급여이체나 자동이체 건수를 맞추면 면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8. 관리비에 포함된 선택 서비스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는 기본 관리비 외에 선택 항목이 포함된 경우가 있습니다. 경비, 청소, 택배 보관함, 주민 공동시설 이용료 등이 자동으로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쓰지 않는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면 해지 신청이 가능합니다.
관리비 고지서를 한 번만 자세히 읽어보세요. 항목별로 얼마인지, 실제로 쓰는 서비스인지 확인하는 데 5분이면 됩니다.
9. 오래된 적금·금융상품 유지비
예전에 가입한 금융상품 중 수익률이 낮거나 조건이 불리한데 그냥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저축성 보험은 납입 기간이 길고 해지 환급금이 낮아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가입 중인 금융상품이 현재 기준으로도 유리한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된 통장, 카드, 금융상품 목록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건 정리하면 유지비와 관리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10. 거의 안 쓰는 신용카드 연회비
연회비가 나가는 신용카드를 여러 장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적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제대로 못 받으면서 연회비만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카드 한 장당 연회비가 1~3만원이라도, 쓰지 않는 카드가 3장이면 연간 9만원입니다.
실제로 쓰는 카드만 남기고, 혜택 대비 연회비가 아깝다면 해지하는 것이 낫습니다.
10가지를 한 번에 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10가지를 전부 검토하려면 부담스럽습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금액이 큰 것부터 하나씩 했습니다. 보험, 헬스장, 구독 서비스 순서로 정리했고, 그것만으로도 월 13만원이 줄었습니다.
오늘 딱 하나만 골라보세요. 통장 자동이체 내역을 열고, 이 목록과 비교해서 가장 큰 금액이 눈에 들어오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마무리
고정지출은 한 번 정리하면 매달 자동으로 절약되는 구조가 됩니다. 매달 의지력을 써가며 커피를 참는 것보다, 자동이체 항목 하나를 정리하는 게 훨씬 오래 효과가 지속됩니다.
놓치고 있는 고정지출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이 정리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